맛집 여행

[스크랩] 우포늪(창녕),우포늪 생명길

sej57 2017. 8. 18. 18:26

 휴일날 동기회 가을놀이에 가려다가 방향을 틀었다.

허리 디스크가 재발하여 고생하던 아내가 조금 차도가 있어 가을바람을 쏘이고 싶어서다.

언제나처럼 늦잠을 즐긴 후 과일 몇 개만 챙긴 후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우포늪.

지금쯤 우포늪을 왁자하게 메우고 있을 겨을 철새들의 향연과 군무(群舞)를 볼 수 있으리라.

 

 우포(牛浦,소벌)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는 70만평 광활한 늪지에 수많은 물풀들이 자라고 있다.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의 식물과 곤충, 물고기, 새 그리고 인간을 품에 안은 품이 넓은 곳.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원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쁘게 말하면 그냥 방치된 것이고,좋게 말하면 잘 보존된 것이다.

청송의 주산지 버들나무는 차라리 차려입은 귀공자풍이 아니던가?

 

 원시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지막 자연늪인 우포는 산으로 둘러싸여 개발이란 탐욕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던 '생태계 박물관' 바로 그것이다.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 중 생태계특별보호구역(환경부고시 1997-66호)으로 지정되었으며 국제적으로도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에 의해

보존습지로 지정, 1999년 8월 9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제 우포는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존해야 할 곳이 된 것이다.

 

 우포늪 생태관은 조류, 어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습지 야생동물의 기록을 보존 연구하며 대중에게 전시하는 장소로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환경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곳이다. (입장료 어른 2,000원,어린이 1,000원)

 

GPX 트랙

 

부산일보의 동선을 거꾸로 돈 셈

 

약 9km의 둘레길을 쉬엄쉬엄 약 4시간에 걸쳐 걸은 셈.

 

주차장은 꽤 넓은 편

자전거 대여점이 성업 중이다.

렌트 비용은 2시간 이내에서 1인용 3,000원,2인용 4,000원

과일과 막걸리 한 통 그리고 빵 두 개와 물 한 병이 전분데,갑자기 배가 고프다. 그래서 우포늪 유일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들고 출발이다.

아래는 소형차 주차장,위에는 대형 버스가 주차하는 대형주차장.

창녕에서 하루 5회 대중교통이 들어오고 있고,자전거 대여점은 두 군데가 있다.

우포와 목포를 크게 원을 그리며 두르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 트랭글 둘레길에서는 우포+목포이다.

우리는 우포둘레길만 걷기(약 9km)로 하였다.

 

이 대여점의 이용요금과 안내

우포늪으로 들어가는 입구 우측에 생태관이 보인다. 나와서 보기로 하였지만...

우포늡 입구의 안내소와 생태관

안내판

'Y'로에 섰다. 우측으로 들어가서 좌측으로 나왔으니 그 길이 바로 '우포늪 생태길'루트였다.

길 옆엔 '우포늪 습지보호지역'경계석이 띄엄띄세워져 있다.

우포늪은 일견 평화스러운 저수지다. 이맘 때 여느 저수지처럼 겨울철새들이 간간이 보이기만 할 뿐.

살짝 당겨보니 덩치 큰 저놈은 기러긴데, 옆의 쇠오리와 비교하니 보통 크기가 아니다.

흰색 털의 덩치 큰 저 새는 고니가 맞으렸다? 어릴적 낙동강 하구인 우리 고향에 미군들이 종종 고니사냥을 하러 나왔었다.

가만 있어~ 이곳에서 찬찬히 살펴볼 일이야~

먹이를 찾아 주둥이를 쑤셔박고 있는 놈.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놈. 유유히 유영을 하며 노니는 놈.

맞넹. 흰 깃털을 지닌 저놈은 고니가 분명하렸다? 고니와 큰기러기가 섞여 먹이를 찾고 있다.

아니 이놈은 백로가 맞으렸다? 그렇다면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섞여 있는 셈. 가만히 보니 백로의 주둥이에 뭔가를 물고 탁탁 치고 있었는데...

아이쿠~ 한 껀 했구만. 개구리를 포획하였네. 삼키기 위하여 기절시키고 있었구낭.

큰기러기 무리지어 느긋하게 유영하는...

우포늪엔 여러 종류의 철새들이 노닐고 있다.

이제 이정표 날개가 다양하게 가리키는 대대제방을 들어간다.

그 길은 '우포늪 생명길'

하늘엔 흰색 새털구름이, 둑방길엔 억새가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쭉쭉빵빵 곧은 길을...

우로 둘러보고...

좌로 철새들이 한가한 물 안을 들여다 보며 여유있게 걷는다.

우측 둑방 바깥쪽으론 화왕산이 길게 드러누워 있고, 연초록 들판의 마늘밭과 군데군데 모아놓은 곤포(梱包) 사일리지가 보인다.

사일리지(silage)는 겨울철 소의 먹이

목을 길게 뽑은 이놈이 큰고니. 우리가 보아온 백조(白鳥)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으며 한배에 5∼6개의 알을 낳아 35∼42일간 포란 후 부화된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동안 주로 마름을 비롯한 풀씨와 풀뿌리 등 식물성먹이를 취식한다.

왁자한 철새들의 울음소리는 우포늪을 떠들석하게 만든다.

당겨 잡은...

큰고니와 큰기러기.

큰기러기의 먹이 사냥.

전혀 지루하지 않는 뚝방길을 걸어...

쑥부쟁이 하늘거리는 뚝방아래 잠수교를 내려다 본다.

좌로 꺾이는 지점인 이곳은 자전거 반환점.

사지를 벌려 날개짓을 하는 이정표

잠수교를 건너 사지포제방 방향으로 '우포늪 생명길'을 이어간다.

뚝방길인 사지포 제방은 오른쪽 사지포와 왼쪽 우포를 가르는 뚝길. 사지포 너머로 주매리 사지동마을의 평화스러운 모습이 보인다.

살짝 당겨보니 배산임수(背山臨水)가 맞으렸다?

뚝방길 구절초에 살짝 내려앉는 나비 한 마리.

호랑나비야~

날개를 펴 보렴.

사지포제방을 건너...

이제 산이랄 것도 아닌 야트막한 산길을 올라선다.

아까 보았던 곳이 저수지라면 이제 본격적인 늪의 시작이다. 악어나 비단구렁이가  나올지 몰라~

저 늪 아래에 오만 생명체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터.

하늘을 향하여 용트림하듯 뻗어오른 고목.

안내판엔 '우포늪 생명길'과 '우포늪 둘레길'이 구분되어 있다. 둘레길은 더 넓고 길며,생명길은 둘레길에 비해 단축코스인 셈.

이정표는 너무 친절하다.

산마루에 올라서니...

주매정 정자에 탐방객들이 쉬고 있다.

작은 산을 내려서면 감시초소를 지나...

주매제방길을 걷는다.

뭍도 아니고,물도 아닌 곳, 여긴 우포늪이다.

뒤 구분이 안되는 멍텅구리배(늪배) 메어둔 '소목나루터'. 이 소목나루터에서 영화를 촬영하였다고...

지금도 마을주민들이 어업을 위해 출항을 하는 듯.

진행방향을 막아선 산자락. 잠시 길을 더듬어 보면 좌측엔 농장 사유지로 '출입금지'푯말을 달아놓았다.

아스팔트를 거슬러 올라 이통안테나가 있는 산길을 올라서야만 둘레길이 이어진다.

공중화장실이 있는 소목마을 넓은 공터(주차장)엔 가게가 있어 목마른 나그네들의 목을 축여주고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보아 이통안테나 뒤로 이어지는 둘레길.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멧돼지 출몰지역으로 혼자 걷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정표를 지나면...

다시 만나는 팔각정자는...

오늘 걷는 길 중에서 고도가 제일 높은 63.8m봉의 소목정

이 길은 완전 소나무 숲길로...

우리에게 상큼한 솔향의 산소를 제공해 준다.

경사 완만한 계단을 오르내리지만...

답답함에 샛길로 살짝 빠져나오니 무덤이 있는 전망대.

육각정자인...

목포정을 지나...

전망대를 찾아간다. 이 전망대는 이장(移葬)한 묏자리에 조성하였다고...

이 전망대에선...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은폐시설과 망원경이 구비되어 있고...

망원 렌즈를 통하여 운집한 철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우포늪의 잔잔한 물결과...

물속으로 풍덩 잠겨있는 하늘과...

부초(浮草)물풀로 덮혀있는 늪지와 또 사초군락지.  사초(莎草) 전세계의 습한 지역에 분포하는 사초과(Cyperaceae)의 풀로 벼풀처럼 생긴 풀.

목포제방을 지나서 만나는 토평마을에 심상치 않는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궁금하여 올라와보니 어필각(御筆閣0 현판이 붙어 있다.

이곳은 충주 석(石)씨 재실. 

 

시조 석린(石隣)의 6세손 석양선(石良善)은 태조 이성계의 이모부.

태조 이성계는 태어난지  다섯 달 만에 어머니가 죽어 석양선(石良善)의 부인인 이모 최 씨의 젖을 먹고 자랐던 것.

훗날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왕위에 올라 이모부 석양선(石良善)을 홍양부원군, 이모를 경창옹주로 봉했으며 아들인 석천을(石天乙)은 통훈대부 중랑장으로

임명하고 이듬해(1393) 천을이 입시하자 같은 젖을 먹고 자란 형제의 우의를 잊지 못하여 시를 지어 하사했으니 이것이 태조의 어필이다. 

 

또 하나의 어필은 제3대 임금 태종이 석천을(石天乙)의 아들인 좌찬성 석여명(石汝明)에게 하사한 것이다.

태조와 태종 양조에 걸쳐 이 부자(父子)에게 베풀어준 뜻 깊은 글씨를 대대로 나무상자에 보관해 오다가 영흥에서 어필을 소유하고 있던 석씨의 후손

터를 잡아 살며 문중이 번성하게 됐다.

1945년에 우만 문중에서 어필각을 건립해 태조와 태종 두 임금의 어필을 보관하게 되었다고....

토평마을에도 늪배가 메어져 있다.

길 좌측으로 휀스가 쳐진 징검다리. 바로 그 길로 '우포늪 생명길' 표시가 붙어 있다.

비가 많이 와 물이 불어 수위가 상승하면 이 '사초군락지'탐방을 하지말라라는 안내판이 있다.

물살도 제법 세고 길이 질척거릴 것같아 둘러 갈려고 하였지만 이 길만이 주차장으로 가는 유일한 지름길이였다.

징검징검 조심조심 ...

물을 건너...

추억을 쌓는 젊은 사람들을 지켜보다...

물가로 가지를 늘어뜨린 왕버들에 눈이 간다.

그리곤 '사포군락지'의 질퍽한 길을 걷다가...

억새와 갈대를 유심히 살핀다. 좌측 가까는 억새요,우측 드문드문 피어 있는 건 갈대.

우로 들어 누운 흰색은 억새, 좌로 누운 건 갈대.

사초군락지는 마른 늪이였다.

바위가 막아선 이 지점은...

수리시설물이 있는 곳으로...

엉덤이라고 한다. 부엉이가 사는 바위라는 뜻.

자전거는 바위가 있는 지점에서 멈추어야만 할 듯.

철새들의 조류사전 안내판과...

제2관찰대를 지나...

데크계단 위에 우포늪 전망대가 있지만 패스.

안내판과...

빨간 은 자동차길로 우포늪 전체 둘레길인 듯.

이제 늦가을 짧은 해는 지고,땅거미가 내리고 있다.

끝까지 걸은 길은 '우포늪 생명길'

먼지와 신발의 흙을 틀어내며...

이렇게 한 바퀴 돌아 나오면서 '우포늪 생명길'은 원점으로 회귀한다.

빗방울 화석/황동규

창녕 우포늪에 가서 만났지
뻘빛 번진 진회색 판에
점점점 찍혀 있는 빗방울 화석.
혹시 어느 저녁 외로운 공룡이 뻘에 퍼질러 앉아

흩뿌린 눈물 자국?


감춘 눈물 방울들이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흔적 남기지 않고 가기 어려우리.
길섶 쑥부쟁이 얼룩진 얼굴 몇 점
사라지지 않고 맴도는 가을 저녁 안개
몰래 내쉬는 인간의 숨도
삶의 육필로 남으리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

 

화석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출처 : 김복현의 산이야기
글쓴이 : 김복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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