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山氷輪苦霣團 (천산빙륜고운단) 하늘에서 얼음바퀴와 같이 둥글게 떨어져
庭前玉樹掛梢端 (정전옥수괘초단) 뜰 앞의 옥나무에 걸렸구나
渚宮淸艶雖藏好 (저궁청염수장호) 저궁에 맑고 고움 간직함도 좋으련만
何惜幽人百匝看 (하석유인백잡간) 은자가 백번 본들 아까우리요.
*(霣=떨어질운. 渚=물가저. 匝=두루잡.)
松菊陶園與竹三 (송국도원여죽삼) 도원 소나무와 국화는 대나무와 함께 셋이라니
梅兄胡奈不同參 (매형호내불동참) 매형은 어이하여 함께 끼지 못하였던고
我今倂作風霜契 (아금병작풍상계) 나 이제 그대들과 풍상계를 맺어서
苦節淸芬儘飽諳 (고절청풍진포암) 청분하고 곧은 절개, 오래도록 간직하리.
*(胡奈(호내)=어찌호, 어찌내. 芬=어지러울분. 儘=盡=다할진. 諳=기억할암.)
溪邊粲粲立雙條 (계변찬찬입쌍조) 계울가에 아름다운 매화 두그루 서 있네
香度前林色暎橋 (향도전림색영교) 앞 숲까지 향기품고 다리위엔 빛 비치네
未怕惹風霜易凍 (미파야풍상이동) 찬바람 서리에 쉬이 얼까 두럽지 않지만
只愁迎暖玉成消 (지수영난옥성소) 옥빛이 햇빛 맞아 빛 바랠까 근심되네.
*(粲=정미찬. 暎=비칠영. 怕=(심방변+白)=두러울파. 惹=이끌야. 凍=얼동. 暖=따뜻할난. 消=사라질소.)
古梅香動玉盈盈 (고매향동옥영영) 매화 고목에는 옥 향기가 가득하고
隔樹氷輪轉上明 (격수빙륜전상명) 나무 밖에는 얼음같은 둥근 달이 밝게도네
更待微雲渾去盡 (갱대미운혼거진) 엷은 구름 벗어지길 기다리네
孤山終夜不勝淸 (고산종야불승청) 맑은 기운 못 이겨서 고산에서 밤을 세네.
望湖堂裏一株梅 (망호덩리일주매) 망호당 뜰 안에 매화 한 그루
幾度尋春走馬來 (기도심춘주마래) 봄날 몇 번이나 말 타고 달려 왔던가!
千里歸程難汝負 (천리귀정난여부) 천리길 가는 길에 그대 저 버리기 어려워
敲門更作玉山頹 (고문갱작옥산퇴) 문 열고 옥산이 무너지듯 취하리.
*(汝=너여. 敲=두드릴고. 頹=무너질퇴.)
歷塵崎嶇荷遠尋 (역진기구하원심) 험한 길 멀리 찾아 주엇으니
花殘春老恨休深 (화잔춘노한휴심) 지는 꽃 시든 봄을 상심 마오
天橋緩緩梅花發 (천교완완매화발) 매화가 더디 핌도 하늘의 뜻이거늘
月白風淸待子吟 (월백풍청대자음) 달 밝고 바람 맑음을 기다려 읊으리라.
* (崎=험할기. 嶇=험할구. 荷=연 하. 緩=느슨할완.)
一樹橫斜雪作團 (일수횡사설작단) 비스듬이 누운 가지 눈 덮혀 쌓이고
香肌廋盡玉生寒 (향기수지옥생한) 여윈 살결 옥 같이 싸늘 하네
不知疎影傳豪末 (불지소영전호말) 뉘 붓 끝으로 저렇게 그렿는지 알지못하나
疑向孤山月下看 (의향고산월하간) 달 아래 고산에서 본것은 아닌가.
* (肌=살 기. 廋=숨길수.)
臘酒春光照眼新 (납주춘광조안신) 섣달 술에 봄 빛이 눈에 비춰 새로워서
陽和初覺適形神 (양화초각적형신) 화창함을 처음 느껴 몸과 마음이 만나니
晴簷鳥哢如呼客 (청첨조롱여호객) 개인 하늘 처마 끝에 새가 우니 길손을 부르는듯
雪磵梅寒似隱眞 (설간매한사은진) 눈에 덮인 계울에 찬 매화는 숨은 진인 같도다.
*(臘=섣달납. 첨=(竹+詹)=처마첨. 哢=새울롱. 磵=산골물간.)
一棹湖遊鶴報還 (일도호유학보환) 호수에 뱃놀이 중 학이 전갈 전하고
淸眞梅月稱盤桓 (청진매월칭반환) 맑은 매화 밝은 달을 부른다
始知魏隱非眞隱 (시지위은비진은) 위야의 숨은 곳은 참 감춤이 아니니
賭得幽居帝畵看 (도득유거제화간) 숨은 곳을 그린 그림 황제가 넘 보게 하였다.
* (棹=노 도. 桓=굳셀환. 賭=도박도, 내기도.)
黃卷中間對聖賢 (황권중간대성현) 누른 책 사이 성현을 마주하고
虛明一室坐超然 (허명일실좌초연) 밝은 방 안에 조용히 앉아
梅窓又見春消息 (매창우견춘소식) 매화 핀 창가에서 봄 소식을 보니
莫向瑤琴嘆絶鉉 (막향요금탄절현) 거문고 줄 끊어젔다 탄식하지 않으리.
* (瑤=아름다운옥요. 嘆=탄식할탄. 鉉=솥귀현.)
一樹庭梅雪滿枝 (일수정매설만지) 뜰 앞에 매화가지 가득 눈꽃이 피니
風塵湖海夢差池 (풍진호해몽차지) 풍진 세상살이 꿈 마져 어지럽네
玉堂坐對春宵月 (옥당좌대춘소월) 봄 밤 옥당에 홀로 앉아 달을 대하니
鴻雁聲中有所思 (홍안성중유소사) 기러기 슬피울제 그대 생각 애절하다.
* 垂垂梅花詩(再訪陶山梅十絶中第八絶)
一花纔背尙堪猜 (일화재배상감시) 한송이가 등을 져도 오히려 이상한데
胡奈垂垂盡倒開 (호내수수진도개) 어이 줄줄이 드리워져 꺼꾸로 피는가
賴是我從花下看 (뢰시아종화하간) 이상하다 여겨저 꽃 아래서 쳐다보니
昻頭一一見心來 (앙두일일견심래) 고개 들면 하나 하나 꽃심을 보네.
* (纔=겨우재. 堪=견딜감. 猜=시기할시. 胡=어찌호. 奈=어찌내. 賴=의지할뢰. 昻=오를앙.)
* 秋興 - 杜甫
玉露凋傷楓樹林 (옥로주상풍수림) 찬이슬 내리니 단풍이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 (무산무협기소삼) 무산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 (새상풍운접지음) 국경 요새의 풍운은 땅을 덮듯 음산하네
叢菊兩開他日淚 (총국양개타일루) 국화 다시 보니 뒷 날이 떠올라 눈물 고이고
孤舟一擊故園心 (고주일격고원심) 조각배 매어두니 고향 생각 이어지네
寒衣處處催刀尺 (한의처처최도척) 여기 저기 집집마다 겨울 옷을 짛는데
白帝城高急暮砧 (백제성고급모침) 백제성 저녘에 다듬이 소리가 분주하다.
* (주=(삼수+周)=물돌릴주. 巫=무당무. 峽=골짜기협. 叢=여러총. 擊=칠 격. 砧=다듬이돌침.
玉露=찬 이슬. 凋傷=시들고 상하게. 巫山之夢=초 의 양왕이 꿈속에서 선녀를 만나 즐겨운 정조를 나누었다는 고사.
蕭森=쓸쓸함이 차있다. 兼天=하늘에 닿음. 寒上風雲=전쟁터의 바람,구름. 兩開=두 해가 흐름.
他日淚=훗 날의 눈물. 孤舟一擊=매어둔 조각배. 寒衣刀尺=겨울 옷 짛기. 暮砧=저녘 다듬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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